본문 바로가기
금융/Quant

퀀트투자공부 (1) '현명한 퀀트 주식투자'를 읽고

by 생각사람 2021. 10. 19.

이종진 외. 현명한 퀀트 주식투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자동매매. (교보문고 링크)

 

현명한 퀀트 주식투자 - 교보문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자동매매 | 투자의 시대, 가장 강력하고 완전한 주식투자 방법이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에 가까워져서 사실상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www.kyobobook.co.kr

한참 전에 파생 책들과 함께 사두었던 책인데 선물옵션 공부에 몰두하다보니 구석에 처박혀 있더군요. 요즘 선물옵션 거래를 쉬고 있는 상태라서 재미삼아 읽어볼까 하고 꺼내서 읽었고 읽기 쉬운 책이다보니 (직접 해 볼 것은 많지만) 하루만에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퀀트투자 공부를 다시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겨서 카테고리도 새로 만들고 간간히 글도 적어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제가 관심있게 이것저것 공부할 때에만 해도 전문 프로그래머들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요즘은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고 많이 하는 세상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정량적분석(quantitative analysis)을 하는 투자자라는 뜻으로 만든 퀀트(quant)라는 말의 정의처럼 수학도 꽤 나오고 그 계산을 하려면 필요한 컴퓨터도 나오고 하다보니 일반인들이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웠으리라 생각하고 저도 한창 공부할 때에는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독후감이 아닌 새 코너에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제가 다시 퀀트투자 공부에 관심을 갖도록 하였기 때문입니다. 차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개요
알고리즘 트레이딩? 퀀트? 뭔데?
책에서 주목할 부분 (1) 여러 인기있는 투자전략들의 실상
책에서 주목할 부분 (2) 유명한 투자자들의 전략들
책에서 주목할 부분 (3) 퀀트전략의 수립과 백테스팅 관련
책에서 주목할 부분 (4) 오버피팅에 대한 이해

개요

이 책은 '젠포트'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마치 증권사 HTS(home trading system) 프로그램에 있는 신호 생성을 하듯, 대신증권 사이보스 트레이더(CYBOS Trader) 등 증권사에서 API나 별도의 소스로나 제공하던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쉽게 (쉬운 만큼 부족한 부분이 있겠죠?)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뭐, 시간 여유가 있어서나 재미삼아서 젠포트를 써 볼 계획은 있지만 당장은 제가 몇 년 전에 비트코인을 타겟으로 했던 기억을 토대로 공부를 해나갈 계획이라 파이썬 코딩 등을 바탕으로 공부를 해나갈 생각입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당시에 증권사들에서 API를 활발하게 제공하고 직접시장접속(번역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Direct market access 혹은 DMA라고 합니다)이 아닌 내가 할 줄 아는 코딩과 HTS 프로그램을 연동하여 알고리즘을 짜고 실행하여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더 오래 공부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From Pixabay

알고리즘 트레이딩? 퀀트? 뭔데?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주식이나 파생 거래할 때를 생각해봅시다. 주식하는 분이라면 'PER(주가수익비율) 몇 이하의 추세 좋은 주식 고르고 거래량 몰리는 것 올라 타서 단타로 몇 % 먹고 나오자' 등의 계획을 한 번은 세워보셨을 겁니다. 만약 옵션하는 분이라면 '만기날 볼린저 하단 돌파하면 복귀하는 것 조금 먹고 나오자' 등의 계획은 말은 쉬워도 실천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더 먹고 싶거든요'. 사람은 욕심이 많고 잃는 것은 두려운지라 (저도 매번 반성합니다) 이미 수익 먹은 것은 더 먹고 싶고 손실 본 것은 복구되었으면 하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런 걸 배제하고자 컴퓨터에게 일정한 규칙을 주고 이때 나오라고 명령을 해놓고 사람은 손 떼는 겁니다. 계획만 세워주고 실천은 컴퓨터가 하는 것이죠.

 

요즘 세상에서는 컴퓨터가 금융시장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기술적 분석에 대한 글을 썼을 때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미 투자은행 등 많은 금융사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일정한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컴퓨터프로그램으로 거래를 시행하고 있고 이에 대한 연구도 공개적으로나 사내에서나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파생상품 실전] - 선물옵션 실전노트 (9) 기술적분석의 효용성

 

선물옵션 실전노트 (9) 기술적분석의 효용성

이 글은 금융상품의 투자를 다루고 있지만 투자 권유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투자결정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책임이 있답니다. 차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론 2. 기술적 분석이란? 3.

sgsrvilla.tistory.com

저런 프로그램은 알아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겠죠? 투자상품에 대한 수학적 모델화, 인공지능 모델 설계 등은 사람이 해야만 하고, 주식이나 선물, 옵션 등에 대한 통계적분석도 필요할 겁니다. 퀀트라는 것은 이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일 필요는 없지만, 금융상품과 관련한 여러 수치(PER도 이에 속하겠죠?)들을 토대로 투자전략을 세우고 그걸 검증하여 실행에 옮기는 사람을 말합니다. 직접적인 투자주체지만 투자주체가 아니기도 하죠. 컴퓨터가 대신하니까요. 이때 컴퓨터를 통해 하는 알고리즘 기반 거래를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라고 합니다.

책에서 주목할 부분 (1) 여러 인기있는 투자전략들의 실상

4가지로 나누어두기는 했지만 알고리즘 트레이딩, 퀀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백테스팅(backtesting)'입니다. 백테스팅이란 내가 수립한 전략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수익률과 성공률을 가지고 있는지를 과거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이전 데이터를 볼 때에 이런 전략이 대체로 잘 먹혀 하는 식으로 대충 이해하는 과정이 있다고 했을때, 백테스팅은 그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줄 수 있는지, 다른 전략에 비해 얼마나 더 낫다고 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해서 결론을 내린다는 차이점을 가집니다.

 

제 생각에 퀀트 투자를 전혀 모르고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뭔지 전혀 모르는 분들이 알고리즘 투자를 실제로 하지 않더라도 꼭 한 가지 개념을 가져가야 한다면, 바로 이 백테스팅을 챙겨야 하지 않나 합니다. 우리가 맞다고 알고 있는 것이 검증하는 과정 없이 얼마나 쉽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고 내 돈을 맡기고 있는지에 대해 지적하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PER, PBR, PCR, PSR 등의 재무지표를 맹목적으로 활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골든크로스/데드크로스 등의 기술지표를 맹목적으로 활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백테스팅해주는 것은 다른 퀀트 관련 책에도 나오기는 하지만 항상 흥미롭습니다. 특히,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 이후로 이런 책이 많이 나오는 것은 고무적이지 않나 합니다. 저도 한국시장에서 처음 그런 책을 접했을 때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네요.

 

자세한 내용은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어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대충 짐작이 가죠?

책에서 주목할 부분 (2) 유명한 투자자들의 전략들

이 부분은 역시 백테스팅 관련 내용이지만, 조금은 특이했습니다. 전략을 모델링하는 과정이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나오는 점은 신선했고, 그에 따른 성과 차이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똑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수익률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요소에 '최적화(optimization)'도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같은 전략이어도 그 정수가 같다면 조금은 그 전략 수행 조건을 수정해서 더 수익률이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죠.

 

그리고 특이했던 부분은, 유명한 투자자, 예를 들어 벤자민 그레이엄(워런 버핏의 스승이죠), 필립 피셔(역시 워런 버핏이 존경하는 사람), 존 네프 등의 투자자들의 전략이 꽤 가치있는 것처럼 묘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대체로 대가들의 전략이 틀렸다, 수익률이 낮다, 위험하다 등의 반박성 내용들이 이전 퀀트 관련 서적에서 많이 나왔다면 이 책에서는 최적화를 잘 하면 수익률이 아주 안정적이고 승률도 좋게 할 수 있다는 언급이 곳곳에 나온다는 점이 흥미로웠네요.

From Pixabay

책에서 주목할 부분 (3) 퀀트전략의 수립과 백테스팅 관련

앞서 여러번 말씀드렸지만 이 책에서의 큰 주제는 백테스팅입니다. 실제로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적용할 전략을 어떻게 '젠포트'라는 도구를 통해 구현하고 이걸 백테스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시연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런 식으로 하면 됩니다 하는 식의 불친절한 책이 많았고 지금도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래서 코딩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인 입장에서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입문하기가 어려웠던 것인데 어떻게 하는 지를 다 보여주는 것은 지면이 낭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매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키움증권 API를 어떻게 파이썬과 연결하는 지에 대해서도 찾는 것이 힘들었는데 (C++나 C를 사용하지 않으면, 내지는 관련 지식이 없으면 아무래도 불편한 환경이었습니다), BTC-e 같은 (지금은 미국정부에 자금세탁혐의로 압류된 상태) 코인거래소 API를 활용하는 것도 영어로 된 유튜브를 보거나 블로그를 봐야 할 수 있었는데 세상 좋아졌다, 한편으로는 내가 손 놓았던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책에서 주목할 부분 (4) 오버피팅에 대한 이해

좋은 점을 지적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통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오버피팅(overfitting)에 대한 개념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혹은 요즘 핫한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에 대해 알아도 접해 보셨을 개념인데요.

 

우리가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전략을 세우고 검증을 하므로 여기서 통과된, 수익률이 좋다고 잠정결론내린 전략은 항상 오버피팅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이전 데이터에는 기가 막히게 잘 들어맞는데 실전에서는 그만큼 수익률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과거 데이터에 잘 들어맞는 전략을 세우고 그 데이터에서의 성능검증을 거쳤으므로 실제에서 얼마나 좋을 지는 추가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백테스팅만 얘기하는 거면 아쉬울 수 있는데 정말 중요한 개념을 다뤄줬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다시 시작해볼 동기부여를 해 준 책 한 권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앞으로 공부를 해나가다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념이나 팁 같은 것이 있으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