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진 공부 정말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뭔가 이전에 처박아둔, 찍어도 폰카만큼도 안 나온다고 생각했던 보급형 미러리스만 갖고도 정말 다양한 것을 찍어볼 수 있고 생각외로 사진은 배우면 배울 수록 잘 찍게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초보자단계니까 배울 때 학습곡선(러닝커브) 상 급격한 상승을 보일 때긴 하겠죠.
Konstruktor F(컨스트럭터 F)와의 만남
저의 경우 이렇게 버려둔 카메라가 소니 A6000만 있는 건 아닙니다. 두번째 카메라죠. 여러분들도 다양한 카메라를 장롱 속에 처박아두었을 겁니다. 저는 부모님의 카메라 등을 제외하고, 온전히 저의 것인 카메라만 놓고 보자면 뉴욕에서 지낼 때 MoMA(Museum of Modern Arts; 현대미술관쯤 되겠죠? 뉴욕 여행하셨던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에서 로모그래피(Lomography) 사진전을 해서 관람했을 때 기념품으로 사뒀던 이 카메라가 처음 장롱으로 직행한 카메라입니다. 사실 그냥 조립하는 장난감으로 생각했지 사진을 찍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구매한 것도 아니었고 그나마도 작동법을 잘 몰라 필름감는 장치가 jamming(낀다?) 되는 바람에 갖다 버려야지 하다가 실내장식용으로는 귀엽네 해서 특별히 책장 위에 처박아두었습니다.
로모그래피?
저는 아직도 로모그래피를 잘은 모르겠습니다. 장르로 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냥 한 기업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 기업에서 판매하는 물건으로 찍은 사진을 다 로모그래피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로모그래피 홈페이지에서 그 역사에 대해 읽어보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한글 홈페이지입니다. 아래 박스에는 이상하게 영어로 뜨네요..
https://www.lomography.co.kr/about/
Lomography
We absolutely love creative photography. Discover a huge range of cameras, lenses, accessories and films to experiment with. Become part of our fun community, share your fantastic photos with friends and read the latest photography tips, news and features.
www.lomography.co.kr
간단하게 제가 느끼기로 요즘 하이엔드의 정반대의 감성입니다. 쉽게 말해 요즘에는 고화소, 고화질의 카메라가 스마트폰에까지 잔뜩 들어있는 반면 로모그래피의 카메라들은 뭔가 허접하고 결점도 많고 엉성합니다. 빛의 과노출, 희한한 색감 이런 것들이 모여 묘한 감성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 사진찍는 것의 재미, 카메라라는 것을 통해 평소에 볼 수 없는 장면을 보는 묘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컨스트럭터 F?
한국에도 로모그래피 매장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유튜브에서 페츠발 렌즈에 대한 동영상도 볼 수 있고 마포에 매장도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사진에 관심이 많고 그런 만큼 다양한 기술에도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컨스트럭터 F(Konstruktor F) 카메라는 필름카메라고 SLR(single lens reflex; 일안렌즈 반사) 카메라입니다. 카알못인 저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인데 쉽게 말해 DSLR에서 digital을 뺀 것이고 우리가 눈을 갖다 대어 사진의 예상모습이나 내가 찍고자 하는 피사체를 초등학생 때 하던 바늘구멍 카메라 같은 방식이 아니라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일부 반사하여 확인하여 촬영한다 이 말입니다. 뷰파인더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걸 내 손으로 조립하고 정말 사진기로서 구동해볼 수 있는 장점과 재미가 있는 제품이 컨스트럭터 F입니다. 실제 조립 영상은 유튜브에도 많은데, 한가지만 링크해보겠습니다. 영어로 나오니 주의하시구요.
저도 뉴욕에서 이짓을 하면서 완성은 했으나 계속 필름감는 film advancer(다음 장을 찍기 위해 필름을 감아주는 장치) 기어가 맞물려서 안 넘어가는 오류가 생겼는데 당시에 해결방법을 잘 몰라서 애먹다가 장식품으로 만들었는데요. 큰마음 먹고 구매한 필름은 어디론가 처박아놨었고...
다시 카메라와 만났다
갑자기 책장 위에 있던 이 카메라가 왜 만지고 싶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에 관심이 매우 높아진지라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어쨌든 제건 먼지에 뒤덮여있었고 대강 털어내고 찍은 사진입니다.
매우 귀엽게 생겼습니다. 50mm 렌즈를 장착하였고 조리개는 F10 고정조리개, 작동거리 50cm입니다. 노출방식은 1/80초 셔터스피드 혹은 벌브(bulb)로써 원하는 만큼 셔터를 열어두는 방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미러박스를 제외한 모든 부분은 다 제 손으로 조립한 겁니다. 이 박스에 1-2시간이면 SLR 카메라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는데 실제로 그 정도 걸렸을 정도로 조립 자체는 매우 쉬웠습니다.
왼쪽에 먼지가 덕지덕지 낀 것은 남은 장수를 알려주는 동시에 필름을 전진시키는 장치, 오른쪽에 먼지투성이는 필름을 되감아주는 장치입니다. 저 큰 덮개를 열고 순서대로 덮개를 열어주면 뷰파인더가 됩니다.
지금도 위에 주석을 달면서도 135 규격은 뭔지 찾아보지도 않았지만 아마도 이 카메라에는 135규격의 필름만 들어가겠죠. 컬러네거티브라는 말도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추후 공부해가면서 새로운 글에 적어보겠습니다.
제대로된 촬영법을 알고 난 후 결과물
제가 터득한 제일로 중요한 (필름전진하는 노브가 돌려도 계속 걸리고 안 넘어가는 경우) 포인트는 반드시 셔터를 누를 때 꾸욱 끝까지 눌러야 한다는 겁니다. 제가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 위해 저 카메라를 도로 뜯기가 어려워서 글로만 적었는데요. 컨스트럭터 카메라 조립해보시면 기어박스 맞추는 것이 제일 귀찮거든요. 다시 하기 싫습니다.. 어쨌든 스프링이 셔터를 누를 때 리셋되면서 필름을 새로이 감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로 되어있습니다. 그게 애매모호하게 미러박스만 탈칵하면서 사진을 찍게 되고 기어박스에서 스프링이 제역할을 할 정도가 아닌 정도로 누르게 되면 기어박스가 리셋되지 못하니 필름 전진은 안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대성공입니다.
과연 이 장난감이 제 구실을 하는 지 당연히 안 궁금할 수가 없습니다. 망작을 위해 멀리 나가기는 싫어서 거주하는 곳 주변에서 간단히 필름 한통 다 쓸 때까지 죽어라 이것저것 찍은 이후 근처 현상소에 맡겨봤습니다. 그리고 받은 결과물!
정말 신기합니다. 이전에 어렸을 때 아부지가 돈 주면서 찾아오라고 하던 그 필름이 기억이 나네요. 막상 저는 아부지가 카메라 못 건드리게 하셔서 (이전 카메라들은 쉽게 망가졌으니 그랬겠죠?) 찍어보지 못했는데 그걸 이제서야 하네요. 잘 작동하고 만약 안 나온 사진이 있거나 전혀 노출이 안된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필름카메라를 아직 잘 못 다루는 것도 있을 것이고 필름이 4년이나 지난 것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죠.
현상된 필름의 스캔결과물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필름카메라 관련해서, 주로 똑딱이나 이 컨스트럭터 카메라를 위주로 올려볼 계획입니다.
컨스트럭터 F의 기본능력 (+ 나의 허접한 필름촬영능력)
공통적인 느낌은,
- 색이 막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요즘 루미나, 라이트룸 등으로 보정한 화려한 색감의 사진을 많이 봐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칙칙한 옛날 사진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 제가 이 카메라가 똑바로 필름을 감고 있는지 불신 때문에 계속 필름룸을 열어봤는데 그러면서 과노출로 망가져버린 부분이 마치 가장자리를 태워버린 사진처럼 나왔습니다. 절대 다 찍기 전까지 열지 말라던 선조들의 말씀을 무시한 잘못이겠죠..
- 아웃포커싱이 나쁘지 않습니다. 초점 잡는 능력도 제가 똑바로 렌즈를 조정만 한다면 진짜 나쁘지 않아요. 결국 제 사진촬영능력이 가장 뼈저리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필름촬영이려나 싶습니다.
다음 글에서 새로운 필름,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놀아보겠습니다... 당분간은 똑딱이와 컨스트럭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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